우리들의 이야기

결혼축하는 해도 부담은 어쩔 수 없다? : 일본의 결혼식

가자 세계로 2010. 8. 25. 23:44

결혼은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결정이자, 또한 삶에서 매우 중대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결혼식 문화를 살펴보는 것은 일본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관문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의 결혼식 행사 구성은 한국과 동일하다. <결혼식 결혼 피로연>의 순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혼식의 방식에는 세가지가 있다.


예전에는 거의 대부분 자택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개인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집안과 집안이 결합된다는 의미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쪽의 집에서 상대방 친족을 불러 결혼식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핵가족화가 진행된 것은 물론 집안끼리의 결합이라는 의미가 약화되면서 자택 외의 신사, 교회(성당), 호텔의 결혼식장, 게스트 하우스 등에서 하게 된 것이다.

 

[ 결혼식이 이뤄지는 게스트 하우스 ]

그러면 차례 차례 위의 방식을 살펴보자.

 

첫번 째는 신전식이다. 한자 대로 풀이하면 신 앞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신랑 신부와 직계 친족, 그리고 중매인만 참석한다.


결혼식 순서는 神主(칸누시 ; 신사의 주인)가 신에 기도를 드린 후 신랑이 결혼의 맹세를 한다. 그 다음에 신랑신부가 三々九度(산산구도)’라는 것을 한다.

 

산산구도는 신랑신부가 하나의 술잔으로 술을 번갈아 마시는 의식이다.

 

첫번 째 잔은 신랑 → 신부 → 신랑

두번 째 잔은 신부 → 신랑 → 신부

세번 째 잔은 첫번 째와 동일하다.

 

결국 세번 씩 세 번의 술잔을 받기 때문에 3×39라고 해서 三々九度(산산구도)라고 말하고, 마지막에는 반지 교환으로 결혼식을 마치게 된다.

 

신전식에서는 신랑은 하카마의 일종인 < 몬즈키하오리 하카마 (紋付羽織袴)  >를 입는다.

신부는 토메소다 보다 짧은 기모노인 < 이로 우치카케 (色打掛 > 에 솜모자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의상에 관해서는 [일본문화백과 - 의상편] 참조)

[ 몬즈키하오리 하카마()와 이로 우치카케() ]

기독교식은 좀 의아할 수도 있다. 현재 일본에서 기독교 인구는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독교식 결혼은 전체 일본 결혼식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기독교식은 종교와는 거의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일단 매스 미디어에서 기독교식 결혼의 이미지를 상당히 많이 보여주고 있으며 여성들 역시 웨딩드레스가  멋있다’, ‘결혼식 자체가 화려하다는 등의 이유로 기독교식 결혼을 선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낮에는 모닝코트 (morning coat), 야간에는 턱시도를 입고 신부는 순백색의 웨딩 드레스를 입는다.

 

결혼식 참여자들은 남성의 경우 검은 색이나 어두운 색의 양복에다 흰색 종류의 밝은 색 넥타이를 착용 할 때가 많고, 여성은 기모노 또는 순백 이외의 눈에 안 띄는 드레스를 입을 때가 많다. 순백색은 그날만큼은 신부의 색깔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전식은 특정한 종교와 전혀 관계없이 이뤄지는 결혼식이다. 보통 호텔이나 결혼식장에서 행해지는데, 결혼식의 진행 자체는 기독교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니까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 방식이나 반지교환, 맹세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또한 그 외에도 자유롭게 여러 가지 방식을 행할 수 있어 보다 자유로운 결혼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일단 결혼식이 끝나면 피로연이 있는데, 이는 한국과 의미가 같다.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친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나 상사들을 초대해 함께 흥겨운 시간을 갖는 것이다.


피로연에는 당연히 그날의 축하를 위한 음식이 준비되는데, 일본인들은 이 음식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때로는 음식이 그날 결혼식과 피로연의 인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랑과 신부는 맛있는 요리와 술을 제공하고, 참석자들은 함께 기뻐하고 즐겨주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할 수 있다. 요리는 보통 고급 일식이나 혹은 프랑스 풀코스 요리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결혼식장에 또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부조다

 

친족이라면 5만엔에서 10만엔(50만원에서 100만원), 친한 선생님이나 회사의 상사면 3만엔에서 5만엔(30만원에서 50만원), 친구나 동료의 경우에도 2만엔에서 3만엔(20만원에서 30만원)이다

 

한국보다 상당히 고액인 것이 특징이다. 결혼식에 참여는 하지만 한편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 아닐까.  


이런 피로연과 관련해서 하나의 특유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홋카이도의 회비제 피로연이 그것이다.

홋카이도에서는 피로연을 주최하는 발기인이 따로 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참석자를 모집하고 약 1 2천엔 전후의 회비를 받아 피로연을 개최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액인 부조 대신 다소 낮은 가격인 회비를 제시함으로써 참석자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많은 사람이 피로연에 참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왜 이러한 방식이 홋카이도에만 있냐는 것이다. 홋카이도는 그 지역적 특성상 일본 전역의 사람들이 모인 이민자들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각 전통과 생활양식이 다른 만큼 이렇게 특정한 별도의 제도를 만들어 서로가 모두 공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일본의 결혼식 제도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신전식이 있다는 것과 일본 전통 의상이 등장하는 점, 그리고 부조가 좀 고가라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인니뽄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