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한국의 아파트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이 사는 집보다 훨씬 넓을 뿐만 아니라 럭셔리한 인테리어, 훨씬 나은 방음 시설에 입을 다물지 못할 때도 있다. 특히 냉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 그들이 부러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일본에 간 한국인들은 실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답답할 정도로 좁을 뿐만 아니라 방음시설도 취약하고 겨울이면 추위에 떨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살펴보기로 하고 일본 주택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자.
일본식 전통주택의 원형이 성립된 시대는 무로마치 시대(1336-1573)부터 였다. 그러나 그러한 주택은 상류층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었으며 서민들의 경우에는 단층으로 구성된 아주 간소한 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그 후 에도시대 (1603-1867)에 들어서면서 서민들의 주택도 점차 발전하기 시작하지만, 신분에 따라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면서 일반 서민들의 주택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가 없었다.
결국 근대시대, 즉 메이지 시대 (1868~1912)부터 건축과 주택에 대한 봉건적 규제가 철폐되고, 각자의 자금력에 따라 자신의 집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때에는 서양건축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기 시작해 건축 공구의 질도 향상되고, 건축업자간의 교류도 활발이 이루어 지기 시작하면서 건축에 관한 다양한 발전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메이지 시대의 서양 주택에 살 수 있었던 사람은 정치가, 실업가 등 극히 한정된 계층의 일부 사람들에 불과했고 거의 대부분은 일본전통주택에 살았다. (흔히 일본전통 주택을 ‘화풍’이라고 부른다. 일본을 나타내는 ‘화’라는 글자에 바람 ‘풍’. 그래서 일본에서 ‘일본식’이라는 말을 할 때에는 ‘화풍’이라고 쓰고 ‘와후우’라고 쓴다. )
타이쇼 시대 (1912-1936) 이후에는 샐러리맨들이나 도시의 지식인들이 서양풍의 건축을 동경해, 기존의 일본전통 건축 방식에 서양건축 방식을 접목한 문화주택을 교외에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양사람들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집안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했으며 다다미를 이용한 기존의 생활 스타일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한번 일본의 주택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세계 2차 대전 이후였다. 당시 주택난이 심화되면서 정부에서는 이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단주택 등 ‘공급형 주택’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건축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지진에 대비한 각종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1990년대 이후 부터는 현대식의 맨션 등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일본의 주택 형태를 자세하게 살펴보자. 일단 전체 개념을 잡기 위해 표로 구성을 해보았다.
▶ 일반 주택
아직까지 일본에는 일반 주택이 가장 많다. 일본어로는 ‘잇코타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전원주택과 같은 형태이다. 최근에는 고층맨션을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그만한 정원이라도 가질 수 있는 나만의 주택을 선호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 아파트
일본에서 말하는 아파트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목재로 지은 2층 정도의 다가구 주택을 ‘아파트’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자재비가 저렴하고 또한 여러 가구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월세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서민층이나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이 주로 주거하고 있다.
하지만 방음이나 보안 면에서 콘크리트로 지은 집보다 현저하게 취약하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는 임대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부 자재는 값싼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에 처음 온 한국 사람들이 한국의 아파트 개념을 가지고 일본 아파트를 구경하게 되면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맨션
맨션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요즘 한창 인기를 구가하며 건설되고 있는 고층맨션, 그리고 일본의 기존 아파트에 현대식 건축 방식을 접목한 일반 맨션이 그것이다.
우선 맨션은 크게 나누어서 요즘 한창 인가를 구가하며 건설 되고 있는 고층맨션과 일본의 아파트에 좀더 현대식 건축방식을 접목한 일반 맨션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 맨션의 경우에는 맨션에 따라 철근 혹은 콘크리트 방식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건축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다를 수 있지만, 목조로 건축된 아파트의 단점을 보안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요즘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고층맨션의 경우 시내에서 찾아 보기가 어렵지 않다. 역시 목조 주택과 비교해 겨울철에도 그다지 춥지 않으며, 보안문제 등 잔손이 많이 가는 일반 주택과 비교해 살기가 매우 편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
▶ 공단주택
주택난의 해소를 위해 지어지기 시작한 공단주택은 일종의 복지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전역에서 저소득 가정이나 고령자를 위해 저렴한 월세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저렴한 월세에 주택을 공급하기도 한다.
한국의 임대 아파트의 제도가 유사한 형태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보다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단독주택처럼 1, 2층을 쓸 수 있는 ‘테라스 하우스’도 있고 아파트의 형태를 변형한 ‘코포 주택’도 있다. 하지만 위의 네 가지가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 코포 주택 ]
목조주택이 많다.
일본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목조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기후와 지진의 영향이 크다. 일단 지진이 발생해서 집이 무너진다고 해도 콘크리트로 지은 집보다는 목조로 지은 집이 인명 피해가 작을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일본의 여름철은 상당히 습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목조 주택은 습한 기운을 다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온돌이 없어서, 겨울철에 집안 온도가 낮다.
홋카이도 및 일부 추운 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본말로는 ‘유카단보’라고 불리는 온돌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층맨션은 물론 일반주택에도 온돌이 깔려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겨울철에 일본의 가정집을 방문하면 집안인데도 꽤 쌀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겨울철에도 집안에서는 반바지나 반팔을 입고 편하게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겨울이면 집안에서도 두꺼운 옷을 입고 생활하며, 잠들기 전에 뜨거운 욕조에 몸을 따뜻하게 한 후 잠을 자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온돌을 깔지 않는 이유는 일본의 겨울 날씨가 한국처럼 춥지 않다는 점, 그리고 습관적으로 집안에서도 추위를 견디는 문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집안에서도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집을 지을 때 온돌을 설치하는 주택도 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주택의 임대에 대해서 알아보자. 보증금과 월세 등이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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