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환율 폭등시 한국과 일본의 장바구니 물가를 놓고 비교한 적이 있었다.
한국이 물가가 많이 올랐고, 일본은 엔고라 생필품가격이 내린 곳도 많지만,
여전히 소득 대비 일본이 비싼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교통비와 술값이다.(+집세)
특히,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 만나서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이 바로 술값.
이 술값도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 못한다.
최근 경제 위기로 한국에서 술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에서도 직장인들에게 술은 하나의 위로가 된다.
일본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이 보통 술을 먹으면 얼마나 들까.
얼마전 센다이에서 잠시 도쿄로 출장 온 사람과 식사 후 가볍게 입가심(?)하자고 술집에 들렀을 때 계산을 해보았다.
2.
술집을 어디로 고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닭꼬치 전문점부터 여러가지 안주를 취급하는 이
자카야(선술집) 체인점 등이 흔히 샐러리맨들이 가는 곳인데,
가장 흔한 술집인 이자카야 시스템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해보면 다음과 같다.(체인점 기준)
- 사람이 몰리는 번화가에서는 2시간이 지나면 나가야한다. 심야 등 사람이 적은 경우는 상관 없음
2. 사람당 안주 하나는 시켜야함 (3인 경우는 2개 정도 시켜도 됨)
3. 기본안주 명목의 자릿세가 있음
-이 자릿세란 오토오시(お通し)라고 해서 간장종지만한 그릇에 담겨서 나오는 기본안주
* 위 빨간 박스 안에 있는 것이 '기본 안주'인 오토오시...뭐 기본 안주라고도 할 수 없이 작다.
그래서, 실제 이자카야 가서 가볍게(?) 마시면 얼마나 드는 지 따져보았다.
이자카야(선술집)을 가면
종업원이 와서 따듯한 물수건을 건내며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술은 뭘 마실 거냐는 거다.
맥주를 시키면 보통 500cc에 500엔 가량(7500원 가량) 한다.
세명이면 한잔만 해도 1500엔(22,500원 가량)이다.
그리고 나면 오토오시(기본 안주)가 나오는데, 한국의 기본안주와는 차원이 다르다.
양도 적이 적어서 안주라고 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이것 하나에 300엔(4500원) 정도 한다. 세명이 가면 900엔(13500원)은 그냥 사라진다.
우리가 찾은 가게는 양배추 무침이 3인분 나왔다. -_-;
밥을 먹어서 배른 상태지만 그래도 안주를 시켜야 하기에 두 개를 시켰다.
그 항목은 다음 두개
닭꼬치셋트 714엔
오징어통구이 504엔
오징어 통구이라 해도 오징어 자체가 작어서 몇점 주워 먹으면 땡!
이렇게 시켜서, 한시간 반 정도 마시고 나왔다.
이때 받은 계산서는 다음과 같았다.
맥주 총 10잔 5040엔
닭꼬치셋트 1개 714엔
오징어통구이 1개 504엔
총 7140엔(107,100원 가량)
* 원,엔 환율 100엔: 1500엔 기준
맥주값이 비싸다 보니 대부분은 술값이 나왔지만,
식사를 안 한 상태에서 먹었다면 만5천엔은 훌쩍 넘었을 것이다.
이자카야 안주가 양이 적어서 3-4개 시켜서는 양이 차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회!
일본 술집에서도 회는 많이 시켜서 먹는데
1000엔 조금 넘는 모듬 하나를 시키면 많아야 10점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사람들은 이자카야에 들어와서 맥주 한잔에 안주 두개만 시켜서 먹고 간다. 일본인들이 술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먹는 양이 적어도 그렇다?
그런데 회사에서 내는 회식때는 사양하지 않고 각종 튀김 및 밥, 디저트까지 맘껏 시켜 먹는다는 것이다.
물론 술안주가 많이 필요하냐는 것에 대해 사람에 따라 편차는 있을 수는 있다. 회 몇점에 니혼슈와 맥주 한병 정도면 충분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자카야는 양이 많지 않은데 비싸서 부담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3.
어쨌거나 신세진 친구에게 술이라도 한번 사려고 한다면
적어도 만엔(현 환율 계산 15만원)은 가지고 가야 한다.
이 금액도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 정도 버틸 수 있는 금액이다.
총알을 넉넉히 준비하려면 2만엔 정도는 가져가야한다.
* 니혼슈, 조금 비싼 것을 시키면 가격은 더 뛴다.
그래서, 일본에서 사람들이 술 마실 때는 더치페이가 기본이다.
그러면 부담이 개인당 2,500엔-4000엔으로 확 줄기 때문이다.
혹자는 일본인들의 수입이 한국 보다 많으므로 만엔이면 그리 비싸지 않은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인에게도 일정 수준 금액 이상의 술값은 부담스럽다.
최근에 서서 마시는 술집(타치노미야)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서서 마시는 술집은 퇴근길 직장인이 기존 이자카야의 반액 정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가볍게 한잔하고 귀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발포주 300엔, 니혼슈(일본 청주) 200엔, 오뎅튀김이나 무 100엔 등 혼자서 마시면 1000엔 정도에 해결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보면 일본사람들도 참 빡빡하게 산다는 생각이 든다.
<<위 사진> 요미우리가 보도한 나고야역홈에 딸린 서서 마시는 술집 풍경
사정이 이러할 진대 새벽까지 술마시고 기본요금이 700엔이 넘어가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리해서 일본 술값이 비싼 이유는
2. 적은 안주의 양
3. 맥주 등 술 자체값이 비싸다
+ 알파> 시간제
이 세가지 이유가 이유가 되겠다.
어떻게 보면, 한국 식당에 가서 가격은 제법 나가더라도 양이 푸짐한 것을 시켜서 먹는 것이 조금씩 여러가지를 시켜서 먹는 이자카야보다 덜 나올 수도 있다.
세상 어디 가나 먹고 살기는 쉽지 않다.^^;;
* 자릿세를 받지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은 그렇게 비싼 편도 고급도 아니다. 그야말로 가족들이 가서 식사한 끼 하고 오는 곳이다.
ps> 이자카야에서는 술값이 부담되는 손님들을 위해 2시간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마음껏 정해진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메뉴(노미호-다이)를 준비해두고 있는데, 특별한 회식이 아닌 이상 가볍게 퇴근 길에 선택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출처 : 당그니의일본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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