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월드컵 조별 리그도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남겨둔채, 마지막 일전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이번 월드컵은 2002, 2006과 달리 한국과 일본이 각각 조별리그 경기를 할 때 공동응원하는 곳을 각각 가봤다는 점이 색다른 경험입니다. 그 전까지는 집에서 숨직이고 보거나 (월드컵, 마음껏 소리도 못질렀던 일본집(?)) 아니면, 아는 사람 몇 명을 집으로 불러서 보거나 했죠.
한국에서는 경기가 한 번 있을 때마다 120만명이 모이네,어쩌네 하는데, 지난주 토요일 일본vs네덜란드전의 공동응원장을 다녀오고 나서 문득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응원과 많은 차이를 느꼈습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응원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첫째, 한국은 거리응원이 있지만, 일본은 거리응원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도 TV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응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다 국립경기장, 사이타다 아레나, 도쿄돔 등 대규모 관중석이 있는 경기장에 모여서 하는 것입니다.
즉, 한국처럼 서울의 광화문, 시청, 강남 코엑스 처럼 일본 도쿄의 긴자, 신주쿠 등의 번화가 거리에서 경기가 있는 날 사람들이 길바닥에 앉아서 보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거리응원이란 말이 없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것은 Public Viewing(パブリックビューイング)-'퍼블릭 뷰잉'이라는 말을 쓸 뿐입니다.
-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퍼블릭 뷰잉
둘째, 일본은 공등응원을 하려면 돈이 든다는 점입니다. -_-; 물론, 한국도 소규모 식당이나 밥집, 혹은 술집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면 먹은 술값이나 밥값은 내야겠지만, 일반 거리응원은 특별히 돈을 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주말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퍼블릭뷰잉의 경우는 아무나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티켓을 사야하는 곳에서 열렸습니다. 사이타마 아레나, 도쿄돔, 국립경기장 등 좋은 좌석일수록 비싸고 적어도 만원 이상은 들어가니 굳이 돈 주고 공동응원을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은 참여하지 않지요. 대신 그러다 보니 이번 기회를 한 몫 잡을 생각을 하고, 지나친 노출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여성들도 없습니다. 다들 일본 축구 대표팀 복장을 입고 응원할 뿐입니다.
도쿄돔 현장: "일본이 0-5로 대패한다고 했는데...
세번째는 응원 도중 느꼈던 것입니다만, 일본은 한국처럼 다양한 응원가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썰렁(?)한 느낌이 듭니다. 일본팀이 잘 했을 때는 '닛폰 차차차' 이런 응원구호가 터져나오지만 그것도 간헐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구호를 외치는 응원이 계속 되더라도 한국처럼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외치지는 않는 것을 보면서 뭐랄까, 국민성의 차이도 조금 느꼈습니다. 한국은 열정 그 자체지요. 다만 경기에서 참패하면 이런 국민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대표팀이 모두 처먹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뭐, 욕 먹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아무튼 일본에서는 자국팀을 응원하려고 해도 집에서 보거나 아니면 누군가 같이 보고 싶다고 느낀다면 일정 요금을 내고 스포츠바나 공동응원장을 찾아야합니다.
네번째, 한국은 대부분 붉은 악마의 Be the red's 티셔츠 한 장만 달랑 입고 참여하지만, 일본은 정식 일본대표팀 축구복에 자기가 좋아하는 대표팀 선수 이름이 새겨진 것을 입고 참여합니다. 이런 일본 대표팀 축구복은 또 가격이 좀 나가기 때문에 빨간 티셔츠 한 장과 달리 축구에 관심이 많은 어지간한 팬 아니면 구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파란색 티셔츠도 간혹 가다 있지만 대부분은 일본 축구 대표팀 복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동응원 인원이나 분위기도 일본은 한정적이라면 한국은 대중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일본에서는 한국팀이라도 거리응원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큰 음식점 옆 주차장 등 야외에서 하긴 한다.
이제 월드컵도 조별예선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이번주 수요일 나이지라이전, 금요일 덴마크전.
한일 양국의 운명을 가를 일전이 이번주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금요일 덴마크전을 덴마크 대사관이 개최하는 곳에서 볼 예정입니다. 승패여부와 상관없이 덴마크인의 반응을 잘 캐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전의 나이지리아전. 밤을 새야 볼 수 있는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사회도 심하게 요동칠 것 같습니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이 축구축제가 한국을 어디로 몰고 갈까요. 심히 궁금해지네요!!
관련기사
일본 공동응원 현장: "일본이 0-5로 대패한다고 했는데...
[사이타마 아레나] 아쉬운 패배, 그러나 16강 보여요
(출처:당그니의일본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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