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 그 중에서 롯폰기는 '롯폰기 힐즈''도쿄 미드 타운' 등 복합단지가 몰려 있고, 각국의 대사관이 몰려있어 주거지역 중에서는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입니다.
1-2년전 '미니버블'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도쿄의 시부야, 롯폰기 등 고급 주택지역의 땅값은 한창 올랐다가 리먼쇼크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여전히 서민들이 넘볼 수 없는 고급맨션은 존재합니다.
얼마전, 딸아이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새로운 집을 구한다고 해서 따라나섰습니다.
집을 구하는 조건은 150 ㎡정도로 가격은 70만엔 정도였습니다.
일본인들 월세가 보통 가족이 있는 경우, 10-15만엔선일 것을 보면, 이 금액은 사실 구름위의 가격입니다. 한단 월급도 3-40만엔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50만엔 받기도 쉽지 않은 판국에 월세만 70만엔. 물론 직장에서 대주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습니다.
아무튼 이런 물건은 일반 서민들은 부동산 계약을 할 때 찾아볼 필요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과연 어떤 집이길래...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집은 롯폰기 도쿄타워 근처, 34층 높이의 초고층 맨션 30층입니다.
- 집 창문에서 찍은 사진
역시 전망을 중시해서 도쿄다워가 방 어디서든 보이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 냉장고라든나 세탁기는 다 빌트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곳을 소개한 부동산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이런 물건은 일본인들은 들어와서 살 지 않습니다. 비싸기 때문이죠, 또 이런 물건은 막상 많은 것 같지만 수요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정말 월세도 많이 내렸습니다. 100만엔 하던 것이 70만엔으로 내려온 것이니까요. 일본 건설업체도 팔리지 않는 물건 가지고 있는 것보다 월세가 다 채워지면 그 건물 자체를 다른 회사에 팔아넘기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이런 집에 안 사는 이유는 차라리 그 돈 있으면 도심 외곽에 가서 론을 끼고 자기집을 사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런 비싼 월세의 맨션은 대부분 잠시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거나 주재를 하는 외국인 몫이 됩니다. 그 외국인도 회사가 받쳐주는...
만약 일본인이 이런 집을 구한다면 그건 회사이름으로 계약할 경우입니다.
이 집의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방 어디서나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도쿄타워입니다. 그러나 베란다가 없고, 창밖의 야경 말고는 뭔가 갖혀 있는 듯 해서 답답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단점이 옷이나 침구가 아닌, 짐을 수납할 수 있는 곳이 부족했다는 거.
물건을 다 보고 나니, 좋기는 한데 내가 지금 사는 곳보다 크기만 다를 뿐 얼마나 또 좋을 지는 모르겠다(물론 좋긴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불하는 금액이 너무 비싸다고 해야할까요.
도쿄타워를 옆에서 본다고 해서 기분이 날마다 새로워질 것 같지는 않더군요.
그냥 그 방값 아껴서, 더 멋진 해변 리조트 같은 곳으로 여행이나 자주 떠나는 게 어떨까 생각하다가..아 맞다. 역시 회사나 나라에서 돈을 대주는 사람들이 대상이었지...결국 자기돈으로 사는 건 아니니까.
집을 둘러 본 지인은 트렁크룸(창고)이 비어있지 않다는 데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중개업자 D씨는...
"만약 이 물건이 마음에 안들면, 다른 곳을 또 찾아봐야 하는데, 솔직히 도쿄에서 고급 고층맨션이 많은 것 같지만, 막상 찾아보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수요가 정해져 있거든요."
그날 지인은 결국 결정하지 못하고 맨션을 떠났습니다.
결국 몬자야키로 유명한 츠키시마라는 곳에 가서 부동산 업자와 지인 가족, 우리 가족 모두 저녁식사를 하고 도쿄만 야경을 보고 헤어졌습니다.
어쨌거나 그날 구경 한번 잘한 셈이었습니다.^^
- 맨션 들어가서 나오기 까지...
들어가는 입구에 호텔처럼 프론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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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복도
문 앞
부엌 및 거실
클로젯
욕조/ 샤워실
세탁기
또 다른 화장실
아이들 방 - 이곳에서도 도쿄타워가 보인다.
메인 화장실
(출처:당그니의일본표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