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잉 도시/홍콩

구멍 뚫린 'e채널' 입출국… 복제 지문으로도 통과

가자 세계로 2012. 1. 20. 10:17

 
▲ '

 

▲ 'e채널' 통과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지문 복제 도구 세트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90위안(약 110홍콩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출처 : 명보(明報)>

 

홍콩정부가 4억홍콩달러를 투자해 설치한 지문 스캔 자동 출입국 시스템 'e채널(e-Channels) 서비스'에 큰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명보는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왕(淘寶網)에서 110홍콩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지문 복제 도구로 제작한 '고무 지문'으로도 'e채널' 통과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을 보도한 기자는 '고무 지문'으로 5개의 'e채널'을 시험해본 결과 1개의 'e채널'에서 2번이나 통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채널' 설계 초기 출입국관리국인 입경처(入境處) 자문위원을 역임한 한 교수는 "'e채널'이 복제 지문에도 게이트가 열린 것은 기계 고장이나 잘못된 유지 보수로 인해 'e채널'의 감지 능력이 낮아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며 "입경처가 391개에 달하는 모든 'e채널'에 대한 검사를 실시, 안전 대책을 강화해 불법 노동자나 범죄자의 입국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채널'의 허점에 대한 명보의 보도에 대해 처음에는 복제 지문의 통과 가능성을 일축하던 홍콩 입경처(入境處)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 관리 담당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여행자들의 'e채널' 사용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명보 기자에 의해 문제가 발견된 'e채널'은 사용을 중지했다. 또한 지난 16일부터 이러한 오류가 기계 고장 때문인지 아니면 시스템에 광범위한 보안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91개에 달하는 홍콩의 모든 'e채널'에 대해 전면 검사에 착수했다.

입법회 보안사무위원회 주석인 제임스 토 의원은 "입법회가 이번 사건을 조사할 뜻이 있다"며 "입경처가 최근 몇 년간 여권을 소지한 외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해온 용모 파악 보안 기술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RTHK>
<사진 출처 : RTHK>

 웡궉힝 입법회 의원도 "'e채널'은 이미 10여 년이 넘은 보안 기술로 당시에는 매우 발전된 기술이었다"며 "이미 1월 3일부터 본토 여행객의 'e채널' 이용이 가능해졌고 강주아오(港珠澳) 대교나 광선강(廣深港)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동일 지역 출입국(一地兩檢)이 갈수록 보편화되기 때문에 'e채널' 통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왕(淘寶網)에서는 지문 복제 도구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판매 가격은 약 110홍콩달러로 매우 저렴해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홍콩 입경처는 지문 복제 도구를 판매하고 있는 타오바오왕의 중국 판매상 자료를 조사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에 위법 여부나 판매 금지 또는 처벌 가능한지 문의하는 방안도 배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12월 'e채널'이 도입된 이후 7년 동안 복제 지문으로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입경처는 "'e채널' 시스템의 장치, 사용 전 혹은 유지보수 후 모두 엄격한 검사를 실시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허위 신분으로 출입국을 하면 출입국 관련법인 《입경조례(入境條例)》에 의해 최고 14년형 및 15만 홍콩달러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출처 : ⓒ 위클리 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