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그냥 묻히기엔 아까운 글 : 아사다 마오가 망가진 이유? / (펌)

가자 세계로 2009. 11. 4. 09:20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 출전 D-100 안으로 진입한 가운데, 아사다 마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회에서 2위, 러시아 대회에서는 시니어로 올라선 뒤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하며 올림픽에 출전할 지조차 불투명해진 상황. 이에 일본 피겨 협회는 아사다 마오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연히 웹서핑 중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에 그토록 목매는 이유에 대해서 한 네티즌이 댓글로 남긴 것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그냥 댓글로 묻히기에는 아까운 글이니 한번 읽어보세요.^^


일본이 왜 '트리플 악셀'에 매달리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본은 결코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또 포기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눈을 돌린 것은 미국과 서유럽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같은 대열에 설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은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일본은 '백인들만이 하고 있는 문화적 요소'를 가지게 되기를 희망했고, 그래서 일찍부터 피겨스케이팅에 손을 대 왔는데, 기폭제가 된 것은 일본계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었습니다. 일본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하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표현력입니다. 여기에는 신체적인 조건도 작용했습니다. 다리가 짧은 일본인의 한계를 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장기라고 여기는 '필살기'라는 것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다른 이가 할 수 없는 특정한 기술을 통해 승리를 거머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토 미도리라는 선수의 출현으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일본에서 금메달을 딴 아라카와 시즈카보다는 이토 미도리를 더 중히 여깁니다. 그것은 '트리플 악셀'이라는 필살기에 기반한 일본의 피겨스케이팅때문입니다. 사실 토리노 당시에는 아라카와보다는 안도 미키에게 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도 미키가 쿼드러플 살코를 뛴다고 선전했었습니다. 좀 어이가 없지만.....

그런데 안도 미키는 경기를 망치고 아라카와가 손님 실수를 틈타서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러니 누구도 아라카와를 최고의 선수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당대 최고의 선수는 여전히 미셸 콴(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였습니다. 일본은 더욱 점프에 매달립니다. 일단 이토 미도리로 인해 성공을 거두었으니, '트리플 악셀'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원하는 것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남을 레전드입니다. 그것은 '트리플 악셀'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일본은 판단해 왔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다른 것은 서구인들에게 따라갈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늘씬한 몸매에 긴 다리, 입체적인 얼굴. 그리고 서구의 음악에 맞춰지는 그들의 안무. 사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렵지요. 일본의 장기계획은 그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주춤한 틈을 타서 일본은 이번에는 성공할 것이라 낙관적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사다 마오라는 걸출한 선수를 발굴해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사다 마오는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수입니다. 주변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보면,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같은 동양권에서 엄청난 선수가 튀어나왔습니다. 김연아선수입니다. 김연아선수에 대한 평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같은 시대에 살아 그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해야 할 정도의 선수입니다. 피겨스케이팅의 모든 것을 다 갖추고 나온 그런 선수이기때문입니다. 아직도 재능의 삼분의 일 정도는 묻혀져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김연아선수의 출현으로 인해 일본은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화할 지도 모른다른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내세운 선수, 특히 아사다 마오의 경우 김연아선수를 따라갈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트리플 악셀이 그것입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판단대로 트리플 악셀만이 일본을 구제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트리플 악셀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사다 마오선수만 따로 떼어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이 트리플 악셀과 같은 필살기에 매달리지 않고, 어릴 때부터 김연아선수처럼 기초를 다져 왔더라면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 아사다 마오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선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고질적인 회전수 부족에 시달리는 점프의 질도 훨씬 나을 것이고, 점프에서 뿐만 아니라 활주와 스텝, 스파이럴 등 모든 스케이팅에서의 에지의 사용도 좋아져 있을 것입니다. 스케이팅 스피드도 그렇고. 이것을 가지고 김연아선수와 경쟁을 했더라면, 그래도 따르기는 힘들겠지만, 우리는 정말 일본의 돈을 걱정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본은 그들 특유의 필살기를 앞세웠고, 아사다 마오는 그런 필살기에 매달려 왔습니다. 결과는 지금 보는 것처럼 나오게 되었고.......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뻔합니다. 트리플 악셀에 매달리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없습니다.
부상에서 자유로운 김연아선수를 앞지르는 것은 돈으로 발 밑을 튼튼히 하고 트리플 악셀로서 시선을 끄는 것 뿐입니다.

과연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을 몸에 붙일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3회전 반의 점프를 2 3/4 에서 3회전 정도로 뛰어 온 지난 날들을 생각해 보면,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양발 착빙 또는 스텝 아웃 정도면 잘 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손을 짚고 넘어지는 것이 보통일 것이고, 엉덩방아를 찧는 것을 면하면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사다 마오의 점프의 실수는 회전수 부족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몸은 돌아가 있는데, 발은 채 못돌고 빙상에 내려오게 되니, 제대로 착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회전수 부족은 사전 회전(Pre-Rotation)에 있습니다. 반바퀴를 얼음위에서 미리 도는데, 발은 0.4바퀴 정도 미리 돌고, 몸은 0.5바퀴 미리 돕니다. 몸과 발은 균형이 전혀 맞지 않는 가운데, 착빙에서도 몸은 3.2바퀴 정도 돌아가 있고, 발은 2.7~3바퀴 돌아가서 착빙합니다. 넘어지지 않는 것이 신통하다 할 것입니다. 이런 트리플 악셀에 전념하다 보니 다른 점프도 모두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잘 내려와도 회전수 부족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아사다 마오의 재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트리플 악셀을 배우면서 다른 점프들을 파괴해버린 훈련의 탓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 온 아사다 마오를 지금 돌려놓을 수는 없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본은 그들의 욕심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를 망쳐놓은 것입니다. 김연아선수와 함께 한 시대를 구가했던 선수로 기억될 만한 그런 선수를.......

 

 

 

 

 

 

 

 

 

 

 

 

(출처:당그니의일본표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