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おでん)은 추운 겨울 최고의 간식거리로 덴가쿠(田楽)의 첫글자에 접두사 오(お)가 붙은 말이다. 존경·공손·친숙 등의 어감을 가진 접두사 ‘오’를 음식물에 붙이는 어법은 주로 여성과 아이의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먹을 것이 귀했던 과거가 잠재의식으로 남아있음을 보여 준다.
일상적으로 어묵을 오뎅으로 혼용해 쓰는 경우도 있지만, 어묵과 오뎅은 완전히 다르다. 오뎅은 어묵에다 무, 달걀, 두부 등을, 간장 등으로 맛을 낸 장국에 넣어 끓인 꼬치전골 요리를 가르킨다. 일본에서도 어묵은 가마보코라고 하고 오뎅은 덴가쿠라고 부르는데서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덴가쿠는 두부에 된장을 발라 구운 ‘도후(豆腐) 덴가쿠’의 줄임말로 무로마치(室町) 시대(1338~1537년)의 문헌에 이미 등장한다. 대꼬챙이에 꿰어진 두부의 모습이 죽마를 타고 춤추는 모내기철의 농민 연희(演戱) 덴가쿠를 연상시킨 데서 나온 이름이다.
에도시대 중기인 18세기 에도에서는 양념이 된 국물에 꼬치에 꿴 곤약를 넣고 삶은 새로운 요리가 태어나 덴카쿠라고 불렸으며 오뎅이라는 말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에도에서는 덴가쿠와 오뎅을 구분해 주로 삶은것을 오뎅이라고 불렀다. 반면 오사카등 간사이(關西)지방에서는 이를 ‘간토다키’(關東炊き)라고 불러 애초에 구운 요리였던 오뎅, 즉 덴가쿠와 구분했다. 한편 오뎅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면서 거꾸로 덴가쿠는 미소 오뎅 이라고 불리게 됐다.
그후 곤약 이외에 토란이나 무, 후키(머위)등의 각조 야채와 정어리를 비롯한 생선을 갈아 밀가루, 점분등과 섞어 동그랗게 빚은 것, 구운 두부, 삶은 계란 등으로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현재의 오뎅의 모습이 갖춰졌다. 가다랑어와 멸치, 다시마등을 우려낸 국물을 바탕으로 한 오늘날의 오뎅에서도 두부는 주로 구운것을 쓴다. 또 꼬치에 꿰어 국물에 넣고 삶는 것들이 아직도 많아 덴가쿠의 원형을 더듬게 한다.
오뎅집에서는 ‘치쿠와’, ‘후키’식으로 원하는 것을 일일이 주문하거나 적당히 섞어서 주는 ‘모리아와세’(盛合せ·모듬)를 시키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주는 무가 어묵과 같은 값이고 바닥에 오래 남아 깊은 맛이 밴 ‘소코다이콘’(底大根·바닥무)은 특히 인기가 높다.
(출처:고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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