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잉 도시/홍콩

홍콩의 레스토랑 트렌드 Top 10

가자 세계로 2012. 1. 30. 23:02

 

 

지난해 연말, CNNGo에 게재된 '홍콩에서 불고 있는 레스토랑 트렌드 10'에서 발췌하여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홍콩은 오랫동안 스스로를 아시아의 음식 문화를 선도하는 곳으로 홍보해왔고, 이렇게 수 세대에 걸쳐 광동식 음식문화를 전 세계에 폭넓게 홍보한 결과 지구촌 곳곳 어디에서나 광동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홍콩은 요리의 고유성을 십분 활용하여 길거리 노점상에서부터 동굴을 연상케 하는 딤섬 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와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다.

 


홍콩은 또한 금융 및 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동시에 해외 거주 중국인들의 고국 요리에 대한 그리움과 투자가 함께 맞물리면서 포괄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요리 명소로 성장하여 파크 애비뉴의 화려함부터 고어 부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에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 광동식 요리에 기반을 둔 상태에서 또 다른 시도로 이어지면서 변신에 성공을 거둔 수많은 요리들도 탄생했다.


홍콩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에 등장해 최고의 점수 별 3개를 받았다. 그 이후 홍콩 요리업계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요즘 홍콩의 음식 문화와 10대 트렌드의 진화 내용을 살펴보자.



1. 와인, 와인, 와인

 세계 최대의 와인 시장으로 부상한 홍콩에서는 이미 와인을 마시는 일이 "홍콩인들의 문화적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란콰이펑에서 교토 죠(Kyoto Joe)를 비롯 인도차이나(Indochine)와 같은 레스토랑과 바를 여러 해 운영하는 란코이펑 엔터테인먼트사의 캐롤라인 쵸우(Caroline Chow) 씨는 이런 현상을 상류 계급에서 시작해 점점 서민들에게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2009년 홍콩은 뉴욕과 런던을 넘어 세계 최대 와인 시장으로 등극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는 고가의 와인을 이곳 홍콩에서 판매했고 지난해 5월에는 1961산 샤토 라투르 [Chateau Latour] 1병이 US$216,000에 판매되기도 했다.

홍콩이 이렇게 고급 와인의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홍콩 정부가 2008년 와인 수입세를 철폐했기 때문이다. 이후 홍콩의 신흥 부호들은 사상 유례 없는 속도로 와인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2. 모두가 평론가 :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한국도 그렇겠지만 홍콩에서는 특히 처음 나오는 애피타이저부터 마지막 디저트 한 조각까지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은 식사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들고 한 입 먹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서 올린다.

이것 또한 홍콩의 새로운 음식 문화이다. 바로 누구나 평론가가 될 수 있다는 것.

홍콩의 온라인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인 오픈라이스(Openrice)나 자넷(Zagat)은 미슐렝보다 영향력이 더 크며 레스토랑의 분위기나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평가를 제공하고 있어 홍콩 시민들은 메뉴를 고를 때조차도 스마트폰을 사용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3. 서쪽으로, 서쪽으로


홍콩 중심가의 임대료가 치솟기 시작하자 레스토랑 주인들의 관심이 서쪽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로 인해 상환과 사이잉뿐, 케네디타운 지역에 새로운 음식점이 속속 문을 열면서 벌써부터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 죽음의 키스: 치솟는 임대료


미슐렝에서 찬사를 받은 예상하이(ye shanghai)와 난하이 1호(Nanhai No.1) 등을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그룹 엘리트 컨셉트(Elite Concepts) 관계자는 임대료 문제 때문에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식대 가운데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운영 및 매장 전반의 질에 대한 여유가 적어진다는 얘기다.

 



5. 책임 있는 음식 문화 : 식재료의 원산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의 식량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음식물 안전이 못미더운 게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해 일본 지진 문제 등으로 다른 공급원에도 문제가 생겨 홍콩의 식량 공급망이 얼마나 복잡한지가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6. 팝 업 스토어


진정한 가치를 확인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나타났다가 바로 사라지는 매장만큼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이 또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 것이 바로 팝업 매장이다.

소매 유통시장에서 수년 동안 있었던 방식으로 특히 런던과 뉴욕에서 유행되어 왔다. American Apparel 및 Taschen Books 등의 업체 덕분에 홍콩에서도 이러한 팝업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팝업 스타일을 레스토랑에 적용한 팝업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프라이빗 키친보다 한 발 앞서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를 잘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더 폰(The Pawn)과 클래시파이드(Classified) 등을 운영하는 프레스룸 그룹(Press Room Group)의 공동 설립자인 앨런 로(Alan Lo) 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홍콩에는 더욱 다양한 팝업 개념 매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적인 임대료의 상승과 부족한 공간, 손님들의 왕성한 호기심 등으로 홍콩에서는 시장에 발만 담그고 신상품을 테스트하기에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인 팝업 개념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것이다.

 



7. 스타 파워

 최근 홍콩에서 두드러진 경향 가운데 하나는 문화적 영향의 중심이 점점 동쪽으로 이동한다는 사실. 앞서 언급한 와인 시장 뿐 아니라 새로이 떠오르는 미술품 시장 역시 홍콩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홍콩이 문화를 상품화하여 중국 본토에서 더 비싼 값을 부르는 구매자에게 판매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어찌됐든 이러한 현상은 홍콩의 음식 문화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요리사들이 앞 다투어 홍콩에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일본인 최고의 퓨전일식 쉐프 노부 마츠히사(Nobu Matsuhisar·사진)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Nobu라는 이름의 일식당을 열었다.

또 세계 제일의 프랑스요리 쉐프 조엘 로부숑(Joel Robuchon)이 랜드마크에,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등에 자신의 이름을 단 간판을 내걸었다.

레스토랑 그룹 다이닝 컨세트(Dining Concepts)의 설립자이자 관리 이사인 산딥 세크리 (Sandeep Sekhri) 씨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브랜드에 민감해지고 있고, 홍콩 사람들은 유명 요리사가 몰려드는 것을 온 마음으로 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8. 퓨전의 진화


"퓨전 음식"이라는 용어는 네온사인 장식이 가득하고 와사비가 들어간 페스토 소스 등으로 유행의 첨단을 달리던 90년대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역사가 흐르면서 어떤 요리든지 예외 없이 조금씩은 서로 영향을 끼쳐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경향은 어떨까? 동양이 서양 쪽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유럽의 요리사들 사이에서 아시아 재료나 양념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고, 홍콩에 있는 서양 요리사들은 잘 알려진 중국식 양념을 본인의 요리에 사용해 홍콩식의 서양 요리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9. 안에서 혹은 밖에서?


홍콩에서는 야외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힘든 허가, 규제, 규정 등으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살인적으로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센트럴 및 웨스턴 지역의 식당들을 포함한 많은 식당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테이블 서비스 없이 인근 공공 지역에 자리를 잡는 것 정도이다.

고리 버들로 만든 가구나 화려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IFC Mall 옥상 데크의 경우 식사 공간이 사실상 공공장소인 만큼 손님들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어야 한다.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 야외 식당 허가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

 


10. 심플하게 더 심플하게

 "트렌드"라는 말은 어떤 일시적 흐름에 근거하거나 잠시 반짝하고 지나가는 그 무엇을 뜻한다.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창출하거나 따르다가는 음식 문화의 본질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 레스토랑 주인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음식들은 예전보다 많은 부분에서 단순해졌고, 겉치레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됐다.

릴리 & 블름(Lily&Bloom)의 캘빈 쿠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현재는 확실히 자리 잡은 선도적 트렌드가 없는 상태인 만큼 음식을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기본에 충실하게 된다. 훌륭한 재료, 합리적이면서 간단한 준비 과정, 그리고 신경 써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출처:위클리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