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교토서 기숙사를 나오고 싶었던 이유 / (일본에서 집 구하기 시리즈 1), 펌

가자 세계로 2011. 3. 5. 12:52

앞으로 일본에서 집 구하는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일본생활정보 제공의 일환으로 씁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올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의식주. 그 중에서 주거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유일하게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어찌 보면 외국생활에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집 구하기는 저 또한 일본생활에 적응하는 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외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집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첫 기숙사인데 나오고 싶었던 이유 

외국으로 유학을 온다고 하면 준비해야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일단 목돈이 어느 정도 나가는 것이므로 되도록 절차를 간소하게 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은 유학원 등에 그냥 맞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 나라의 말을 어느 정도 한다고 하더라도 현지정보에 어둡다 보면 구체적으로 꼭 자기에 맞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도 서울의 S 어학원을 통해 교토의 어학교를 찾았고 기숙사를 소개받았다. 일본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기숙사 생활이라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소개시켜주는대로 들어가기로 했다. 당시 기숙사비는 4.5조방과 아침과 저녁식사가 제공되는 것을 포함해서 월 6만엔이었다. 기본적으로 6개월치를 내고, 학교에도 보증금 같은 것을 내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즉, 36만엔.

물론 기숙사는 내가 일본표류기 만화에도 그렸듯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어서 생활 자체는 재미있었다. 아침식사는 빵과 우유를 자기가 만들어 먹는 것있었고, 저녁식사는 따로 주인 아주머니께서 만들어 주셨지만, 매달 내는 6만엔에는 광열비(전기세)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인터넷도 없었다(그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름). 방값과 식비로 공동주거공간에 6만엔이라는 금액을 내는 것은 유학생에게 조금 비싸게 느껴졌다. 교토만 하더라도 도쿄와 달리 방값이 4.5만엔 정도면 혼자서 충분히 살 수 있는 맨션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혼자 사는 일본어학교 친구들 집에 갈 때마다 이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문제는 기숙사를 떠나 이사를 간다하더라도 새로 들여야할 돈이 적지 않다는 데 있었다.

일본에서 새 집을 구하려고 하면, 필요한 것이 다음과 같다.

1. 외국인인 경우 일본인 보증인이 필요하고, 2. 시키킹이라고 해서 보증금 형식으로 월세 1개월치나 2개월치를 받은다. 이 금액은 나중에 집을 비울 때 손상된 부분이나 청소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되돌려 받아봤자 절반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3. 중개료가 월세 1개월치, 또한 집주인에게 준다는 레이킹(사례금)이 1개월치. 그 외에 화재보험 등, 4. 따라서 집을 한 번 빌리는데 필요한 금액은 한달치 월세, 중개료, 시키킹, 레이킹, 보증인이 없을 경우 보증회사 비용, 화재보험 등 월세의 다섯배의 금액이 필요로 하게 된다. 6만엔짜리 집이라면 30만엔이 사라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 금액을 다 지불하려는 용의가 있어도 또 다른 관문 외국인들에게 집을 쉽게 빌려주지 않으려는 집주인들이 많기 때문에 또다른 관문을 넘어야한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아무튼 난 교토에 간지 2-3개월 정도 지났을 때 무척이나 혼자서 나와서 살고 싶었지만, 비용상의 문제와 도쿄로 주거를 옮길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사는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도쿄에 가면 꼭 좋은 집을 구해야지하고 마음을 먹고 여러가지 조언을 들었다.

"도쿄에 가면 수도세가 집값에 포함되어 있는지 물어보세요"
"햇빛이 잘 드는 곳이어야 합니다."
"신혼부부라면 원룸은 안 좋아요. 음식하는 곳과 방이 꼭 분리되어 있는 곳을 찾으세요"

등등.

그러나, 이런 요구사항도 얼마 안 되는 예산으로는 턱 없다는 것을 도쿄에 갈 때까지 몰랐다.

- 집구하기 이야기 2로 이어짐 


 

 

 

(출처:당그니의일본표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