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어때

태블릿 PC 아닌 iPad, by Apple : 일본 출시를 앞두고...

가자 세계로 2010. 5. 10. 10:40

태블릿 PC 아닌 iPad, by Apple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이후 한창 시끄러웠던 디지털/IT 세상이 조금 조용해지는가 싶더니만, iPad 때문에 한바탕 난리다. 그리고 애플은 공식적으로 [출시 하루 만에 30만대를 팔았다]는 발표로 주가를 팍팍 올렸다. 실제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하루 만에 27만대를 팔아 치웠고, 국내에까지 스마트폰 열풍을 가져온 선례를 보자면, 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에 대해 [글쎄]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은 기우였다. 사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의 반응은 이전의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의 열광과는 사뭇 달랐다. 크기만 커진 아이팟 터치라는 비난을 비롯해 여기서 가지를 친 다양한 이미지까지 인터넷 세상에 횡횡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이패드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지만, 첫날 판매량 발표 이후 평가는 다시 [최고의 제품이다]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패드는 최고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국외 주문을 넣어두었던 아이패드가 얼리어답터 사무실에 도착했다.
고백컨데, 3G 연결을 통해 모 인터넷 서점의 도서를 마구마구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를 예판해 놓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아이패드에 대해서는 약간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킬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다행히도, 지금까지 애플 제품에 비해 박스를 통한 감동은 덜하다. 다만 오른쪽 위의 슬립 버튼이 운반중 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스에 홈을 파놓았다는 정도가 감동이라면 감동. 박스를 열면 가장 위에 본체가 들어 있고, 그 아래 간략한 매뉴얼, USB 케이블과 어댑터(미국형이니 당연히 110v용의)가 전부다. 전면에 묻은 터치스크린을 닦을 수 있는 [고급스런 재질의 융]과 이어폰은 물론, 스탠드도 안 들어 있으니까. 예약 판매시 다양한 특전이 따라오는 전자책 단말기가 생각났다.
아이패드의 조작은 기본적으로 아이팟터치, 아이폰과 동일하다. 대신 높은 사양의 CPU 덕분에 움직임은 미려하고 세련되었다. 무엇을 하든 굼뜨게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팍]하고 한번에 뜬다. 본체를 이리저리 돌려보면 화면이 휙휙 돌아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많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을 사용자의 몫으로 넘길 애플이 아니다. 오른쪽에 볼륨 조절 버튼 위에 화면을 회전 시키지 않게 해주는 스위치를 달아 두었다. 물론 예약 판매로 구매한 전자책 단말기 역시 가로보기를 지원한다.


왼쪽 면에는 아무것도 없이 깨끗하고 위쪽에는 이어폰과 마이크, 슬립버튼이 붙어 있다. 왼쪽에는 화면 회전 스위치와 볼륨, 아래쪽에는 예의 30핀 커넥터와 모노 스피커가 전부. 스펙상 무게는 680g로 전체적인 무게 배분은 좋지만, 오래 들고 있으면 손목에 무리가 갈 정도로 가벼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9.7형의 LED 백라이트 스크린에 해상도는 1024x768이고 Wi-Fi와 블루투스 모듈이 들어 있다. 물론 주변 조도에 맞춰 화면 밝기가 조절되고, 가속센서도 그대로다. 며칠 후에 도착한 모 전자책 단말기는 훨씬 가볍고, 무게 배분이 잘 되어 있는 데다 다음 페이지 넘기는 버튼이 2개나 있어 편하다는 점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 느낌은 아이패드의 아이콘을 누르기 전까지만 이었다.

제목 그대로다. 단순히 큰 화면을 탑재한 아이팟 터치가 아니었다. 아이콘을 누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단발마의 탄성이 삐져 나왔고, 그 때마다 주변 직원들이 몰려 들었다. 이 탄성의 이유는 큰 화면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기 때문. 음악 아이콘을 눌러본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뽐뿌 넣기 딱 좋던 커버 플로우가 사라졌다. 손가락으로 LP들을 훑어가며 들을 앨범을 고르던 재미가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아예 아이튠즈를 닮은 화면은 PC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편하고 익숙하다. 좌측 메뉴에는 음악과 팟캐스트, 오디오북이 있다. 물론 가로 세로 전환과 함께 거대한 크기의 앨범아트가 보이고, 화면을 누르면 재생과 그제서야 관련된 버튼이 등장한다. 아이튠즈를 통해 구매한 앨범이 아니라면, 태그를 정리할 때 앨범 초대형 앨범아트를 찾아서 넣어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
유투브는 PC에서 보는 것과 유사하게 오른쪽에 썸네일 정보를 보여주고 터치하면 크게 대표 이미지를 보여주며 관련된 정보가 바로 아래에 따라 붙는다. 실행을 하면 거대한 화면 전체로 보이는 영상에 짐짓 놀라게 된다. 캘린더와 노트 역시 아날로그적이며 쓰는 맛을 강조한 인터페이스를 채용했다. 솔직히 달라진 점을 모두 이야기 해달라면 기획기사라도 진행해야 할 판이다. 명확한 것은 아이팟 터치와는 사용성에서 기능적인 부분까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아마 이 두 가지가 한국 정발을 기다리는 대신 일정 수준의 해외 배송료를 물고서라도 질러야 하는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두 가지 모두 문제없고, 지금 질러도 된다고 이야기 하겠다. 먼저, 한글은 아이팟 터치가 국내 처음 출시되었을 때의 상황과 동일하다. 즉 출력은 되지만 입력은 되지 않는다(그래서 가상 키보드에도 한글은 없다). 하지만 이미 한글 키보드 앱($4.99)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 한글을 타이핑하고, 복사와 붙여넣기를 이용해 웹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물론 멀티태스킹이 안되기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아이팟 터치때도 그랬듯 조만간 한글 입력을 지원하지 않을까란 기대감은 있다. 물론 현재로서도 전자책 파일의 양대 산맥인 PDF는 물론, 한글 ePub까지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아이패드는 전자책 단말기와 함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밝은 곳에서는 그 성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더 종이책답다.
아이북스는 기본 메뉴에는 없고,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게 되어 있다. 설치가 되고 나면 PC와 연결할 때 아이튠즈에 자동으로 [책]이란 카테고리가 생성된다. 아이패드에서 아이북스 앱을 실행하면 그 동안 익히 봐왔던 가상의 책장이 화면에 펼쳐진다. 이 화면에서 스토어 버튼을 누르면 책장이 회전하는 비밀스러운 느낌의 화면 전환 후 아이북스 스토어가 등장한다. 가격은 권당 10~15달러(게다가 원어)기에 쉽게 살 마음이 생기지는 않는다. 물론 오래된 서적의 경우는 무료인 경우도 많다. 샘플로 [곰돌이 푸우] 책 한 권이 들어 있다. 클릭하면 화려한 그림이 나온다. 전자종이를 사용한전자책 단말기에서는 구현 불가능한 이미지다. 아무 단어나 길게 누르고 있으면 사전/북마크/검색의 메뉴가 실행되고, 몇 가지의 서체를 선택할 수 있고 글자 크기는 총 10단계로 조절된다. 가로로 돌리면 2페이지, 세로로 돌리면 한 페이지로 보인다. 기존의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전자책 단말기와 달리 LCD 액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인터페이스에 있어서는 이쪽이 훨씬 [책을 읽는 자연스런 느낌]에 가깝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실제 종이책을 보는 것처럼,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책장을 넘기는 시늉을 하면 책장이 스르륵 넘어가는 모습에 감탄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손으로 책장을 잡았을 때 현재 보고 있는 페이지가 뒷면에 비치는 이미지까지 구현되어 있다. 또한 가로 상태에서는 조금 작은 글자로 2개의 페이지가 보이는데, 이 상황에서는 그 다음 페이지의 내용이 살짝 보이는 애니메이션이 들어있다.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많은 전자책 단말기 제조사들이 목이 쉬도록 외쳐왔던 [아날로그의 감성]이며  아날로그에 대한 생각과 접근법의 차이다. 다른 전자책 단말기들은 한동안 아이패드를 따라 올 수 없을 듯하다.
분명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에 비해 아이패드는 화면 사이즈가 크다. 그렇기에 그만큼 배터리 소모가 많을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제품을 꺼내 충전 없이 1시간 이상을 무선랜과 배터리, 블루투스, 웹서핑에 유투브 동영상까지 돌렸지만 배터리 용량은 90% 정도로 표시된다. 실제 국외의 사용자들은 연속으로 10시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배터리로 생기는 불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충전은 PC와 USB 케이블 연결로는 잘 안되며(되긴 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맥에서는 문제없다. 이런 현상은 맥의 USB에 흐르는 전류가 더 높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재 아이패드용 앱스토어는 아이패드를 판매하는 나라의 계정으로만 접속이 가능하다. 물론 아이폰과 똑같은 방법으로 해외 계정에 접속해 구매까지 가능하니 콘텐츠 수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론 기존의 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데도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해상도의 문제 때문에 이미지와 텍스트가 뿌옇게 보이는 단점은 있다. 물론 이런 경우라면 화면 한쪽 구석에 1x로 표시되는 아이콘을 눌러주면 해상도에 맞게 앱의 크기가 줄어드는(2x를 누르면 풀화면) 배려까지 만들어 두었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는 지금 질러도 좋을 만한 물건이다. 아직 국내에는 언제 출시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3G 모듈이 포함된 제품은 이동통신사와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예상되어 있다. 또한 애플코리아의 고무줄 가격정책을 보면, 어떤 환율을 적용될지 모르고 출시 시점에 임박해 환율은 또다시 널을 뛸지도 모른다. 여기에 7월로 예정되어 있는 아이폰 OS 4.0은 드디어 멀티태스킹을 약속했으며, 아이패드 역시 아이폰 OS를 쓰고 있는 이상 그 수혜자가 될 확률이 높다. A/S? 국내 정식 발매가 된다면 애플코리아에서 될 것이고 정식 발매가 안 된다면 미국으로 보내면 된다(물론 비용이 좀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겠지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결국 한국 정발 제품은 가격이 많이 싸지 않다면 큰 메리트가 없지 않을까? 한글 지원이야 아이팟 터치 때처럼 시기가 문제지, 지원해줄 것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현재로서의 문제는 한글화된 전자책 콘텐츠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기를 태블릿 PC나 전자책 단말기로만 용도를 한정 짓지 않는다면, 구매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출처:얼리어답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