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잉 도시/일본 오사카

최고 유행어 '엣지', 일본에서 쓰면 '변태'?

가자 세계로 2009. 8. 17. 13:25

최고 유행어 '엣지', 일본에서 쓰면 '변태'?
한국에선 좋은의미(?)로 쓰이는 '엣지', 일본에선 어떤 의미?
 
요즘, 국내에서는 드라마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패션잡지사를 배경으로 치열한 직장생활의 현실이나, 김혜수, 류시원, 이지아, 이용우라는 네 명의 얽힌 러브라인, 매회마다 보여주는 톡톡튀는 패션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주목을 끌고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스타일>의 최고 유행은 김혜수가 자주 쓰는 말 '엣지있다' 라는 말이다.

검색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은데, 원래 '엣지'라는 말은 영어의 edge, 가장자리, 모서리, 날카로운 면을 뜻하는 말로, 이것을 드라마에서는 '감각있게' '스타일 있게' '개성있게'라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 엣지있게라는 말을 유행시키고 있는 <스타일> 김혜수    © 스타일 홈페이지
 
'엣지'라는 말은 원래 패션계에서 '자신만의 매력이 돋보임' 등의 표현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지난해, LG 전자에서 발매한 휴대폰 '엣지폰'부터 본격적인 유행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타일리쉬한 빅뱅이 CF 모델로 나서 '넌 엣지가 있니?'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엣지'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런데, 일본어를 조금 공부한 사람은 이것 참, '엣지'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민망하기 그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일본어 회화에서 쓰이는 '엣지(엣치)'란 '섹스'를 뜻하기 때문이다. 
 
만일, 일본 옷가게에서 한국어로 '엣지있는 가게', '엣지있는 옷 좀 보여주세요'라고 한다면 이상한 눈으로 '변태'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엣지'라는 말은 일본에서도 표준어가 아닌 은어, 속어로, 1950년대 일본 여고생들 사이에서 '변태'를 뜻하는 일본어 '헨타이'를 알파벳으로 표기, 앞글자 'H'를 '에이치 -> 엣지(엣치)'로 부른 것이 유래가 되었고, 이것을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사용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섹스'라는 말을 돌려서 '엣지'로 말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일본의 유명 개그맨이자 사회자인 아카시야 산마가 방송에서 사용하면서라고 알려져있다. 오사카 중심의 관서지방에서 이 말이 유행이 되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말로 쓰이는 것이다.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일본 사람들은 '섹스'라는 말을 남들 앞에서 잘하지 않는 편인데, 가뜩이나 직설적인 표현인 '섹스'라는 말은 좀 더 남사스러워(?)해, 이를 귀여운(?) 은어로 'H' 혹은 '엣지', '엣지하다'라는 표현이 더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한편, 드라마 <스타일>은 원조 한류스타 중 한명인 류시원이 출연하는 관계로 11월부터 일본에서도 케이블 방송 m.net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과연 일본에서 방영될 때는 김혜수의 '엣지있게'라는 표현을 어떻게 번역해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할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출처 : JPnews, 안민정기자님의 글)